(주)경진금속 - 뿌리기업·수요기업 기술협력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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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17:13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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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링(Bearing)은 사람으로 치면 연골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계부품과 부품들이 서로 맞닿아서 마모되는 것을 방지하는 내마모성 부품이 베어링인데 기계부품의 대부분이 주철을 비롯한 금속재질이어서 이 부품들의 윤활유 역할을 해 주는 베어링은 황동이나 청동 등 동합금 재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동합금소재 전문기업인 (주)경진금속 역시 주요 생산품 중 하나가 오일리스 베어링(Oilless Bearing)용 동합금 소재다. 특히 경진금속은 동합금 소재 중 고력황동 제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동안 경진금속에서는 열간 압출을 통해 해당 제품을 생산해 왔다. 사실 국내에서는 고력황동 소재 생산을 위한 수평연속주조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뿌리기업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수평연속주조는 열간 압출이 <합금용해 → Billet주조(금형주조) → Billet절단 → Billet가열 → 열간압출 → 소재절단 → 제품가공>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 진행되는데 반해 <합금용해→ 신개념 수평연속주조 → 소재절단 → 제품가공>으로 제조공정을 간략화하고 소재수율을 높인 기술이다. 그래서 수평연속주조기술이 제대로만 구현된다면 품질이나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효율적이지만 국내에서는 수평연속주조로 고력황동 소재 제품을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내마모성 동합금을 수평연속주조 방식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희소하다. 내마모성 동합금에 대한 수평연속주조기술은 1970년대 독일에서 시작됐고 1980년대 일본의 Chuetsu metal works사에서 독일의 원천기술을 도입해 발전시켰으며, 일본의 Joetsu Bronz1 Corporation사를 비롯한 몇몇 업체에서만 생산에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며 특히 일본의 경우 자국 내에서 조차 신개념 수평연속주조 기술에 대한 유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도 내마모성 동합금 소재에 대한 수평연속주조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있기는 하나 연주속도가 너무 낮아 생산성이 떨어져 열간 압출 공정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경진금속은 내마모성 동합금 제조를 위한 수평연속주조 공정라인 구축을 통해 가격경쟁력 및 품질향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기술협력지원사업의 수요기업인 썬코어는 오일레스 베어링 및 금형부품 종합 공급업체로 국내 오일레스 베어링 분야 메이저 기업이다. 경진금속은 지난 2000년부터 썬코어와 인연을 맺고 썬코어의 2차 협력사로서 상호 신뢰 하에 꾸준하게 납품을 진행해 오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새롭게 썬코어의 1차 협력사로 등록된 한 업체로부터 경진금속에게 기술자문을 요청했다. 그리고 해당 업체 및 썬코어와 함께 보다 나은 동합금 소재 생산에 대한 방법을 강구하게 되고 그 결과 신개념 수평연속주조 공정기술에 대한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수요기업인 썬코어는 베어링 분야 메이저 기업답게 보다 나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내마모성 동합금소재에 대한 요구가 컸다. 열간 압출 위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던 경진금속으로서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상황. 일정 부분 위험부담을 안고 변화를 모색해야만 했던 경진금속으로서는 국가뿌리산업지원센터의 기술협력지원사업이 큰 힘이 됐다. 열간 압출 외에도 금형주조나 원심주조 등의 설비는 갖추고 있었던 경진금속이었지만 연속주조방식을 통한 제품 생산만이 수요기업의 요구사항에 부응하고 한 단계 성장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술협력지원사업을 통해 모험을 감행한 경진금속은 지난해 말 연속주조방식 시설을 도입하고 공정개발을 진행했다.
경진금속의 육근호 대표이사는 “사실 신개념 수평연속주조 공정개발이 궁극적으로는 저희가 구현해야 할 기술이라고 오래 전부터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수평연속주조 기술을 도입하면 저희의 주력제품인 고력황동이 아니라 다른 재질의 제품에 대해서라도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다만 그럴 경우 회사경영 측면에서 부담이 좀 있었습니다. 또 성공적으로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는 100% 확신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런 상황에서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지원사업이 큰 힘이 됐습니다.”
경진금속의 주력 제품이자 기존 열간 압출 공정으로 생산되고 있던 내마모성 동합금 소재의 외경 Φ100이상 대구경 중공봉과 폭100mm이상 각재의 경우 압출스크랩 발생량이 많아 소재수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신개념 수평연속주조기술 도입을 통해 소재수율과 품질을 높여 외경 Φ100이상 대구경 중공봉의 경우 연간 100톤, 폭100mm이상 각재의 경우 연간 200톤 이상의 양산이 가능해졌다. 품질 면에서도 두께편차를 기존 압출공정 대비 50%이상 최소화하고, 소재수율을 20%이상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생산성과 품질 면에서 제조 기술의 혁신이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청동, 인청동, 알루미늄 청동 등 고력황동 이외의 재질 제품의 품질 및 생산성 향상이 가능해졌고 자동차 변속기 관련 부품, 산업기계 부품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신개념 수평연속주조기술 도입 후 고력황동을 연속주조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소문이 나서 다양한 동합금 소재도 연속주조로 처리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육근호 대표이사는 이와 같은 문의가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져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경진금속은 가업승계기업이다. 용어 그대로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뿌리가 되는 우리의 뿌리기업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잘 자라듯 우리의 뿌리기업들이 튼튼해야 산업이 제대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튼튼한 뿌리기업들이 세대를 넘고 세기를 넘어 성장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경진금속은 그런 우리의 바람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숨은 보석과도 같은 기업 중 하나다. 경진금속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반짝반짝 빛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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