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영프로토
작성일자
2017-12-22 21:29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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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발된 기계부품들은 '시제품'을 만들어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해 본 후, 본격적으로 완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한다. 아무리 완벽한 이론과 설계데이터가 있어도 이를 구현하지 못하면 그것은 상상에 머무를 뿐이다. 특히 구조가 복잡한 고정밀 기계부품의 경우, 설계를 그대로 구현하는 시제품 제작의 실현 유무가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진영프로토(대표 김성철)는 '프로토'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시제품(프로토타입)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알루미늄 주조·금형 기술을 바탕으로, 주로 자동차, 항공, 선박, 의료기기, 반도체 장비, 산업기계 등 고정밀 기계부품의 시제품을 제작한다.
시제품 제작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이것이 주로 신제품 개발의 과정에서 제품의 샘플링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매번 다른 개발품을 대면해야 한다는 점이다. 진영프로토는 지난 10여 년 간 시제품들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고난도의 시제품을 제작하면서 성장해왔다. "워터재킷을 구비한 이중구조 주조물, 코어가 빠지기 어려운 주조물, 공차가 0.2㎜이하인 주조물, 수축불량이 일어나기 쉬운 대형 주조물 등 고객사가 가진 기술적 어려움을 저희가 가진 기술력으로 극복했을 때 뿌듯했습니다." 16년차 엔지니어, 진영프로토의 김광철 부사장의 말이다. 진영프로토는 인류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든 제품들을 생산해온 '꿈을 현실로 만드는 개척자'들의, 가장 신실한 조력자를 자처하고 있다.
진영프로토의 주요 고객은 현대기아차 등 국내외 유명 자동차회사와 항공·선박사·의료기기사 등의 기계부품 관련 전문연구소다. 이들은 신제품을 양산하기에 앞서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제품을 주로 의뢰한다. 김 부사장은 "특히 하이브리드카·전기차·수소차 등 미래 자동차와 치과용·진단용 의료기기 등 첨단 기술제품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 과정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마치 마술처럼 보인다. 틀을 만들고 알루미늄을 녹인 액체, 모래와 약품이 섞이고 직원들의 손을 거치면 어느덧 복잡한 형상의, 진짜같은 기계부품이 툭 떨어져나온다. 고객사의 연구소 측에서 보내온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3차원의 완성품을 구현하는 것이다. 3D 모델링 작업 후, CNC 장비로 금형을 제작하고, 제작된 금형에 알루미늄 쇳물을 부어 시제품을 건조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설계대로 제품이 만들어졌는지 3차원 정밀 측정(CMM)을 거친다.
진영프로토는 일반 금형이 아닌 '샌드캐스팅'으로 몰드를 만든다. 말 그대로 모래를 이용하는 이 공법은 단시간 내에 복잡하고 정밀하며 난이도가 높은 제품들을, 설계자의 의도를 살려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부사장은 "샌드캐스팅은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설계변경 사항의 적용이 쉬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개발되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핵심 부품은 점점 더 복잡한 형상의, 높은 난도의 주조기술을 요구한다. 시제품이 설계대로 구현되지 못하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반복해야 하는데, 오류를 그때 그때 변경할 수 있는 이 같은 공법은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기에 용이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무엇보다 진영프로토의 모든 공정은 아웃소싱 없이 인라인 생산으로 이뤄진다. 주조해석과 목형·금형 제작, 주조, 열처리, 검사, 후공정까지 시제품을 제작하는 모든 공정 시스템이 사내에 구축되어 있다. 공정별 실시간 품질관리가 가능하며 생산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요소들 덕분에, 진영프로토는 고객사가 요청한 시제품을 고품질, 저비용으로, 단시간 내에 납기하는 업체로 평가받는다.
대부분의 일은 반복하면 관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제품 생산의 경우, '시제품'이라는 것의 특성상 그렇지 않다. 고객사에서 제작을 의뢰하는 제품이 언제나 처음 만들어내는 시제품이다 보니, 이들은 매번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제품의 제작 공정은 반복되지 않으며, 제품마다 가진 고유한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김성철 대표는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에 부응할 수 있는 업체는 우리 말고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구나 진영프로토는 "시제품 제작의 선두주자가 되고자" 주로 난이도가 높은 제품들을 선호해왔다. 고난도 제품들의 제작에 성공해온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다보니, 소속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 대표의 전언이다.
또한 그간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사에 설계의 '역제안'을 하는 경우도 잦다. 예컨대 고객사의 설계 파트 담당자들이 제작공법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경우, 설계 데이터 역시 설계자가 이해하고 있는 것을 중심으로만 이뤄져있는 경우가 많다. 진영프로토의 각 공정 엔지니어들은 이런 부분을 찾아내어 개선할 수 있는 점들을 '역제안'해 좀더 완벽하고 경제적인 제품 설계에 기여하고 있다.
진영프로토는 1999년 '진형목형모델'로 출발해, 초기에는 주로 시제품용 목형을 제작했다. 2002년쯤부터 고주파 전기용해로 등 알루미늄 주조 전문으로 주종목을 바꿨다. 이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사이버설계지원센터로부터 RP 장비와 산업용 CT장비 등 다양한 첨단기기의 지원을 받아 시행착오 비용을 절감하며 기술력을 향상시켜왔다. 현재는 눈에 띄게 매출 규모를 키우며, 직원 35명에 연간 매출액 72억원에 달하는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속가능한 시설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2016년 가동을 목표로 터빈·베어링·콤프레셔 하우징에 집중 투자를 하고자, 공장을 증축 중이다. 엔진 경량화가 대세인 최근 자동차 산업의 추세에 따라 터보차저 등의 시제품 생산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개척을 향해
최근 자동차 산업은 물론 IT 등 첨단기계부품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제품 개발의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특히 3D 프린터 등의 등장으로 시제품 제작의 비용과 속도가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전통적인 금형이나 숙련된 가공기술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국내에선 아직 널리 상용화되지 않았으나, 국내 기업에서도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해 경영효율을 높인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용 헤드램프의 목업을 3D 프린터로 제작해 비용을 30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종전에는 금형 제작 약 3개월, 실물모형 제작 1개월의 기간이 필요했지만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1주일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도 3D 프린터에 관심을 갖고, 개발 기간 단축과 다양한 기술 응용 등에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3D프린터는 비금속 플라스틱 중심이고, 우리 같은 금속 열처리 등의 분야에선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만들 수 있는 제품의 크기 제약과 비용 제약 등 현실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의 수준에 와있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진영프로토는 국내에서 구축한 최상위 수준의 기술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2~3년 전부터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꾸준히 해외 시장을 노크한 결과 2015년 전반기만 해도 전체 매출의 10% 정도를 유럽지역 수출로 채우고 있다. 김 부사장은 "독일, 미국, 일본 등 해외 박람회에 참가해 제품을 선보이면, '샌드캐스팅으로 만든 것이 정말 맞냐'며 놀라워 할 정도로 제품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출처 :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웹진 '더뿌리고' Vol. 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