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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인터뷰

조합원사 권익 신장을 위해 뛰는 것
그게 제 일입니다!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상오 전무이사

‘그대가 서 있는 곳에서, 그대가 가진 것으로, 그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라’던 루스벨트의 말처럼 자신의 위치에서 표면처리 업계를 대변하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이하 ‘조합’)1)의 이상오 전무의 이야기를 통해 표면처리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미래 선진 기술 동향과 정보를 제공해 산업계의 시야를 넓혀주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독일에 있는 무인 자동화 표면처리 공장 샘플을 국내에 만들어 기술의 변화와 발전 방향을 표면처리 업계가 직접 보고 느끼게 하고, 현대적인 설비와 시설을 현장에 도입해 스마트팩토리로 진화하도록 정부가 도와야 합니다.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상오 전무이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의 구성과 역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은 올해가 창립 39년으로 사람의 나이로 치면 아직 청년입니다. 전국 에 404개 조합원사가 있고, 80명의 이사와 지역별로 고루 분배된 100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 조합은 전국에 위치한 사업조합의 이사장들을 비롯한 상근 임원, 조합원사 대표들과 소통하 면서 조합원사가 산업 활동을 하며 겪는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지원합니다. 노동 규제, 환경 규제, 단가 협상 지원, 인력 양성, 기술개발 과제 같은 다양한 문제에 관한 업계의 의견을 관련 정부 부 처나 국회 등에 전하고 개선·지원책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2018년 제26회 전국표면처리기술경기대회의 아연 도금 학생 부문 참가자들에게 대회 시작 전 대회용 시편을 교부하고,
경기 운영 방식과 유의 사항을 알리고 있다.


조합에서 표면처리 업계를 지원하는 정보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들었습니다.

표면처리업은 원자재를 구매해 제조하는 산업이 아니라, 제조된 제품의 마무리 단계에서 내구성·내마모성 향상 등의 필요한 가공 처리를 해주는 대표적인 ‘임가공산업’2)입니다. ‘인건비’가 사업의 수익인 산업으로 무엇보다 품질이 중요하죠. 만약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일을 해준 대가를 기대하는 것은 고사하고, 표면처리를 의뢰받은 원재료까지 물어줘야 하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품질이 이렇게 중요하지만, 영세한 표면처리 업체일수록 일부 숙련공에 의해 품질이 결정되는 일이 많습니다. 숙련공이 공정에 관심을 덜 두거나 자리를 비우면 품질이 떨어지고,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개선할 일정하고 균일한 품질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마침 정부의 ‘표면처리산업 특성화 솔루션 개발사업 과제’를 통해 표면처리 공정의 각 단계를 정리하고 공정별 작업 내용과 품질 기준을 표준화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표면처리 시의 온도, 용액에 담그는 시간 등 공정별 작업 기준을 전산으로 제시해 그날그날 숙련공의 신체·정신 상태에 따라 들쭉날쭉했던 품질을 시스템을 통해 균일하게 관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지금은 이 프로그램을 쓰는 업체가 적습니다. 표면처리업체 전체를 지원하는 범용 프로그램이다 보니 각 기업의 특수한 요구를 완전히 충족하진 못하니까요. 그러나 이 시도 이후 정부가 기업별 자체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게 됐으니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에서 표면처리 업계의 환경 개선과 환경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던데요?

기업 규모가 작다고 해서 환경보호 의지가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정부가 제시하는 환경 규제를 충족하려면 기업이 시설 개선과 전문 인력 고용 같은 부분에 투자해야 합니다. 문제는 표면처리 업체 대부분이 2~4차 협력업체로 무척이나 영세하고 경영 상태도 열악하다는 점입니다. 밤을 새워 납기를 맞추지만, 이윤이 박해요. 업체의 평균 부채가 최소 400%가 넘죠. 이런 열악한 수익 구조로는 경쟁력 있는 임금을 지급하기 어렵습니다. 대다수가 공장을 임대해 사업을 운영하니까 계약 등의 문제로 시설 투자도 맘 편히 할 수 없고요. 게다가 업체의 대표는 생산 현장의 안전사고 방지, 불량 감소, 납기 준수, 신규 영업부터 폐수 발생량 확인 및 폐수 처리 등까지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이런 상황에 환경 단속까지 나오니 마음 편할 날이 드물죠.

이런 환경을 개선하려면 협동화 단지를 조성하고 공동으로 환경오염방지 시설을 운영해 비용을 절약해야 합니다. 실제로 부산장림조합에서 도금 폐수 관리 프로그램3)을 개발해 조합원사에 제공하고, 환경 관련 정책과 규제 방향을 설명하며 환경 인식 개선을 위해 힘썼습니다. 조합원사가 도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일의 폐수량과 처리를 기록·관리하는 시스템 사용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보았고, 환경 인식도 개선되었습니다.
환경 법률을 재·개정할 때 자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고려해야 합니다.
산업계가 규제를 지키면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산업을 성장·발전시키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환경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는데요, 환경도 보호하고 산업도 발전시킬 혜안이 있을까요?

현재의 ‘화학물질 관리법’에 의한 화학물질 취급 공장의 시설 기준은 중소기업에서 준수하기 어려운 기준이 상당히 많습니다. 개정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0.1t 이상의 화학물질을 수입·제조하는 자는 안전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물질에 대한 안전 데이터 확보 비용이 최소 5천만 원입니다. 취급하는 화학물질이 늘수록 비용이 커지죠. 열악한 수익구조를 지닌 영세한 표면처리 업체로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비용입니다. 이렇게 법이 현실과 괴리가 크다 보니 업계에선 현실적인 선택을 합니다. 벌금을 물면서 할 수 있을 때까지 사업을 지속하거나, 견디다 못해 끝내는 사업을 접는 것이죠. 생태주의적 환경론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기술주의적 환경론에 따라 규제 기준을 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환경 법률을 재·개정할 때 자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고려하지 않고, 외국의 최신 규제만을 찾아내 도입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다수 중소기업의 의견이 배제된 채 법을 개정하고 정책화하니 업체가 준수할 수 있는 규제 수준을 넘어버릴 때가 많아요. 이 때문에 영세한 다수의 관련 사업자가 범법자가 되고,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업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죠. 정부가 빨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폐업하는 조합원사가 많을 것 같습니다.

2018년 제26회 전국표면처리기술경기대회 시상식

시대에 맞게 환경 규제가 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산업계가 규제를 지키면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합의점을 찾아 산업을 성장·발전시키면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도 함께 연구하고 마련해야 하죠. 관련 산업계와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환경 규제는 산업 기반을 무너뜨려 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실제로 일본의 표면처리산업은 첨단산업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기술을 아주 중요하게 취급하며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천황이 표면처리조합의 회장을 직접 임명할 정도예요. 또 일본 정부는 표면처리 조합과 업계의 의견에 늘 귀 기울이고 소통합니다. 환경 규제를 강화할 때면 업계와 미리 협의해 관련 산업계가 준수할 수 있는 선에서 환경처리 기준을 강화하고요.
환경과 산업이 함께 공존하는 그들의 상생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도 뿌리기업을 지원하는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와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 등의 국가기관이 나서서 관련 산업의 의견을 반영하면 좋겠습니다.

환경 규제 외에 표면처리 산업이 직면한 다른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표면처리는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반도체·자동차·중공업·항공·국방제품 등의 품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전국에 6,300여 개 기업4)이 있을 만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산업이죠. 하지만 기술 인력은 매년 한국폴리텍대학에서 배출되는 30여 명이 전부입니다. 표면처리를 가르치는 고등학교나 대학교도 없죠.
또, 최저 시급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오히려 생산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그 자리를 외국 근로자들이 대체하고 있고요. 이런 문제를 모두 중소기업의 책임으로만 보아야 할까요? 만성적으로 인력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표면처리 산업의 미래를 위해 조합도 ‘전국표면처리기술경기대회’ 등으로 노력하지만, 무엇보다 국가적인 전략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다른 어려움은 조합원사의 생존과 근속 근로자의 처우와 직결된 부분으로, 표면처리 업계는 오랫동안 몇몇 대기업의 파업 손실이나 무리한 단가 인하 요구를 떠안으며 적정한 제조·납품 단가를 받지 못하는 구조로 일해 왔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원가 절감이나 생산성 향상 등의 자율적인 방법으로 이겨내고 생존하며, 부족한 부분은 은행 빚으로 근근이 버텨왔죠. 하지만 지금은 임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은행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 등을 하고 나면 제때 직원 월급 주기도 빠듯해 절박한 상황에 몰린 업체가 상당합니다. 표면처리 산업에 애정과 관심을 두고, 표면처리 기술이 적정한 대가를 받는 건전한 구조를 만들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표면처리 산업계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미래 선진 기술 동향과 정보를 제공해 산업계의 시야를 넓혀주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독일에 무인 자동화 표면처리 공장이 있습니다. 이런 사례를 체험할 수 있는 샘플 공장을 국내에 만들어 기술의 변화와 발전 방향을 표면처리 업계가 직접 보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열악한 현실에 매여 시도조차 못하는 일을 정부가 나서서 방향을 보여준다면 산업계에 충분한 동기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현대적인 설비와 시설을 현장에 도입해 스마트팩토리로 진화하도록 정부가 도와야 합니다.

전국표면처리기술경기대회5)가 올해로 27회를 맞습니다. 그런데 강화된 환경 규제를 준수하는 장소가 거의 없어 대회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대회 때는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평소에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뿌리기술을 이어갈 산업인력을 양성할 훈련원이 필요합니다.
현재 금형이나 용접 분야는 중장년을 교육해 재취업시키는 과정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표면처리 분야도 환경 규제를 충족하는 교육 시설을 만들어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도록 정부가 앞장서줬으면 합니다. 1970~1980년대는 국가가 건설·용접 등 분야별로 전문 훈련원을 짓고 교육해 전문 산업인력 양성을 도왔습니다. 국가경쟁력의 근본인 뿌리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업계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함께 고민하고, 제조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원부터 다시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합원사를 지원할 계획을 들려주세요.

조합원사가 외국으로부터 표면처리를 요청받기도 합니다. 간혹 품질 분쟁으로 원물까지 배상해줘야 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하는데, 명확하지 않은 품질 표준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런 일을 방지하려면 국내 표면처리 산업의 표준이면서 동시에 국제 표준까지 만족하는 표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명확한 품질 표준으로 작업을 진행하면 분쟁 소지가 줄어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국제 표준까지 충족하는 품질관리 표준을 만들어 조합원사의 지속적인 사업 영위를 도우려 합니다.
아울러 조합사의 연구개발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저희 업계의 대부분 업체가 연구개발 인력을 갖출 형편이 안 됩니다. 우선 조합에서 공학박사를 채용해 조합원사의 기술개발 요구에 전문적으로 대응하면서 도움을 주려 합니다. 호응이 좋으면 연구개발 인력을 충원할 계획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조합은 지금껏 해오던 표면처리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전문적인 기술지원 등으로 조합원사의 성장과 권익 신장을 위해 힘껏 뛰겠습니다.

1) 한국 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www.plating.or.kr) : 표면처리 관련 각종 정책 및 정보 제공 등으로 조합원사를 지원하는 협회로 1980년 6월에 설립되었다.
2) 임가공산업 : 가공은 ‘원자재나 반제품을 인공적으로 처리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거나 제품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법률적으로는 ‘남의 소유물에 노력을 가하여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는 일’을 말한다. 임가공은 ‘일정한 값을 받고 물품을 가공하는 일’이다.
3) 2013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주관하는 ‘도금 폐수처리 지원 과제’를 추진하였다.
4) 2018 국가뿌리산업백서 자료에서 인용
5) 전국표면처리기술경기대회 : 아연 도금·니켈-크롬 도금·플라스틱 도금 3개 분야를 업체·개인·학생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뿌리산업 기술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1993년 첫 시행되어 올해 27년을 맞는다.

ISSN 2586-1972 (Online) | 등록번호 등록번호
엮은이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 발행처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발행일 | 간별 격월 | 기획·디자인 쿠움, 메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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