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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에이스

워라밸 실현한 표면처리 업계의 강자

뿌리기업 명가 신풍금속



‘조용한 강자’로 유명한 회사가 있다. 40여 년 동안 꿋꿋이 기업을 경영하고 표면처리 업계를 선도해 온 신풍금속이다. 자동차 부품, 건축자재, 반도체, 전자부품, 귀금속 및 장식품 등에 필요한 표면처리용 재료 및 약품을 개발하고 공급해온 이곳은 국내는 물론, 연간 직간접 해외 수출 백만 불을 달성하며 꾸준히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소리 없는 존재감의 원천은 무엇인지 부설 연구소 이영민 과장을 만나 까닭을 들어보았다.

오후 5시면 모든 직원이 퇴근하는 기업

요즘 직장인의 제1 화두는 워라밸1)이다. 올해 3월 잡코리아가 직장인 1,007명을 대상으로 ‘회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건을 물었는데’,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이 가능한지를 본다’는 응답이 55.2%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높은 연봉(28.6%), 고용 안정성(27.7%), 조직문화 및 복지제도(21.8%), 적성에 맞는 직무(20.4%), 출·퇴근의 근접성 및 용이성(19.5%), 향후 성장 가능성(9.2%)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 중 최고 수준의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한국답게, 실상은 워라밸을 누리기는커녕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퇴근 이후 개인 시간이 없다’는 충격적인 답변까지 했다.

인천 석남동에 위치한 신풍금속은 이미 오래전부터 워라밸을 실현한 기업이다. 일 년 내내 야근이 거의 없다. 부설 연구소의 이영민 과장은 “제가 일한 2년 반 동안 야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오후 5시가 되자 모든 직원이 퇴근하여 한 명도 회사에 남아있지 않았다. 매출 및 공장 규모를 생각하면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안정적인 거래처의 확보와 오랫동안 함께 일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덕택이다. 주문량을 예측하고 이를 근거로 주기적으로 생산량을 보완하니 무리해서 야근할 필요가 없는 것. 여기에 고용 안정성까지 있다. 직원들의 근속연수 평균이 17년이다. 일이 적성에 맞아도 회사 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어 이직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사내 분위기가 얼마나 화기애애한지 짐작할 수 있다. 심지어 점심시간도 유동적이라 10시 반부터 1시까지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식사를 한다고.
또한, 자기 계발을 하려는 직원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독려한다. 신풍금속은 표면처리기능장을 취득할 수 있게 화성 소재 폴리텍대학에 직원 4명을 동시에 등록시켜 수업을 받게 했고, 교통비와 교육비도 지원했다. 이처럼 안정적이고 인간적인 사내 환경 덕분에 국내 표면처리용 재료 및 약제 판매 기업으로 안착한 신풍금속은 2016년 NICE 기술평가 우수기업 인증, 2017년 뿌리기술 전문기업, 2018년 1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이노비즈, 2018년 10월에는 뿌리기업 명가 선정으로 거듭 인정받으며 업계 및 동종 직종 직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1) 워라밸 : Work and Life Balance를 의미하는 신조어

이규필 차장(45)이 재고관리를 위해 제품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

40여 년 동안 우직하게 한길

3대를 이어 쌓아온 풍부한 노하우와 경험은 안정적인 거래처의 확보와 매출 유지로 이어지며 회사를 유지하는 탄탄한 바탕이 되었다. 할아버지가 창업한 회사가 이영민 과장까지 3대째에 접어들다 보니 세대가 바뀌는 동안 인연을 맺어 온 거래처가 쌓였고, 이는 신풍금속이 안정적으로 업계에서 힘을 발휘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과장은 “할아버지가 저희 신풍금속을 처음 창업하신 게 1961년 5월이었고, 1976년에 법인 등록을 했어요. 당시 니켈, 동, 아연 등의 비철금속을 판매하다가 아버지 대에 화공약품으로 전향하면서 도금 첨가제까지 직접 제조하게 됐죠.”라고 이전의 역사를 차분히 전했다. 이어 “IMF 때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았죠. 저희 신풍의 경우 아버지께서 경제지표를 확인하고 위기가 올 것으로 예측하여 약품 재고를 줄여두셨기 때문에 큰 손실을 입지 않고 끝날 수 있었습니다.”라며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설명했다.

연세대학교에서 화학공학으로 석사까지 공부한 이영민 과장은 이후 엘지화학 대전 기술 연구원에서 4년 동안 일하면서 가업을 이을 경험을 쌓을 정도로 표면처리 재료 및 약품에 열정이 깊다. 선대에 쌓인 노하우를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이 그의 당찬 포부다.

“현재 저희 신풍금속의 매출에는 비철금속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풍만의 제조기술을 살리는 데 주력할 전망입니다. 불량률을 낮추고 도금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 더불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표면처리 약품을 국산화해야 국내 판매 증대는 물론 해외 수출량 확대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영민 과장(35)이 비철금속 중의 하나인 니켈 조각을 쥐고 있다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불량률을 낮추고 도금 품질을 향상하는 실력이 필요하다.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신풍금속이 택한 방식은 ‘품질 A/S 및 테스트’였다. 단단한 거래선을 갖췄다는 것은 몇십 년에 걸쳐 서로 간의 신뢰가 쌓였음을 뜻한다. 그러나 신뢰는 안이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언제나 A사 제품을 썼는데 이상이 없었으니 이번에도 없겠지’라며 마음을 놓게 되는 것이다. 신풍금속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시 A/S 및 테스트’를 지향한다. 거래하는 표면처리 업체의 도금 소재를 받아 일주일에 1회, 한 달에 4번의 테스트를 진행한다. 문제가 없더라도 방심하지 않는다. 한 번의 불량은 표면처리 업계에는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품질 손상은 물론 공장 전체에 무리가 가거나 도금액 전체를 새로 구매해야 할 수도 있다. “약품 테스트를 통한 품질 보장은 A/S인 동시에 기술영업입니다. 5%, 10% 저렴해서 다른 제품을 사용했던 고객들이 불량이 생기면 저희 회사 제품으로 돌아오시더군요. 경쟁사보다 단가가 다소 비싸도 저희 회사가 불량률을 줄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걸 알아주시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우수한 품질은 삼성전기 S-partner로, 현대기아자동차 1, 2차 벤더들과의 30년 이상 협력 관계라는 보답으로, 이 외에 약 1,200여 국내 회사와의 수십 년 간 거래로도 증명되었다. 품질에 우직할 정도로 집착하는 자세가 신풍금속의 안정적인 매출을 뒷받침하여 직원 복지와 워라밸로 나타나는 셈이다.

엄격한 품질관리와 제품 테스트는 신풍금속만의 약품을 개발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1992년 금 첨가제 ACID GOLD PC-3을 시작으로, 이듬해 니켈 광택제 GL 시리즈, 94년 반광택 니켈광택제 SB-1를 개발한 데 이어, 전처리제 10-시리즈 및 아연광택제 Z 시리즈, 크롬 및 팔라듐 첨가제 무니켈 합금 도금액 등으로 표면처리 약품 업계의 큰 축을 차지해 왔다. 특히 지난 9월 개발을 완료한 변색방지제는 아직 홍보하지도 않았는데 귀금속·은도금·가방업체 등에서 구매 요청을 받고 있다.

김수기 대리(39)가 도금 첨가제를 제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술 투자와 해외 교류로 품질 견인

신풍금속은 지난해 9월 독일의 표면처리 약품 생산업체인 닥터헤세(DR HESSE)의 표면처리 분야 엔지니어인 라이너 레흐만(Rainer Lehmann)을 초대해 기술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헤세는 1890년대에 업체를 설립한 뒤 연간 9천 톤에 달하는 아연·니켈·크롬·동·무전해 니켈·주석 등의 표면처리용 첨가제를 생산하는 독일의 유서 깊은 업체다. 당시 이영민 과장은 가업을 승계하는 표면처리업계의 2세들을 초대해 기술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문답하고 불량 대책 등을 토론하며 업계 간 정보의 동등한 공유와 기술협력·교류를 도모했다. 혼자만 알고 경쟁업체들을 따돌리는 게 아니라 함께 배우고 공생하려는 자세에서 이영민 과장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도 신풍금속은 이 같은 세미나를 자주 개최하여 표면처리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계획이다.

품질개선을 위한 신풍의 노력은 기술투자에서도 엿보인다. 최근 신풍은 일반 도금 및 로듐(Rh), 팔라듐(Pd), 금(Au), 은(Ag), 주석(Sn), 니켈(Ni)의 도금 두께를 X선을 이용하여 촬영하는 측정기와 ICP 이온 분석기를 도입했다. 약품 사용 후의 결과를 정확히 측정하여 고객사에 안내하고 실험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약품을 제조할 목적으로, 이를 위해 헐셀테스트(Hull Cell Test)2)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Hull Cell Test : 헐 셀로 도금하면 음극 면에 양극에서의 거리가 가까운 부분부터 먼 부분으로 광범위하게 여러 가지의 음극 전류 밀도로 동시에 도금된다. 이것을 관찰함으로써 ① 도금욕 주성분과 광택제나 첨가제의 변화와 그 영향, ② 음극 전류 밀도, 욕온도 등의 작업 조건의 변화와 그 영향, ③ 유기 또는 금속 불순물의 영향, ④ 도금 수조 라이닝제(플라스틱, 고무 등)가 도금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 수 있어, 도금욕의 실무적인 관리방법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출처 : 도금기술 용어사전, 2000. 6., 도서출판 노드미디어)

도금액의 헐셀 테스트를 하는 장면

뿌리산업 정체 해결을 위한 제언

“최근 베트남에 표면처리 업체가 무섭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건비 때문이죠. 국내는 인건비가 너무 많이 올라서 베트남에서 300~500명을 고용하는 금액으로 10명 정도밖에 고용하지 못합니다. 결국 사업을 그만두거나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국내에 제조업체가 없으면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않겠죠.”

그는 표면처리업계의 정체를 막는 방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증여세의 완화와 최저임금 인상의 지연이다. 기술 개발과 투자로 가업을 일으켜 세우거나 유지, 혹은 확장하려고 해도 상속세나 증여세 때문에 활동에 제약이 많다고 말한다. 할아버지, 아버지의 뜻을 이어 기업에 투자하고 활성화하려는 2세나 3세가 스스로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니 정책적으로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더불어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최저임금을 지나치게 인상하는 것은 인건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업계의 인력 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인건비 부담 수준이 업종별로 다른 상황에서 근래의 급격한 임금 인상은 특히 영세기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년에 시행이 예정된 최저 임금 인상(10.9%)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둘째는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데 기업 자체적인 노력뿐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비철금속은 덩치는 크지만 마진이 없고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인 만큼 앞날이 불투명합니다. 결국 연구개발, 약품 제조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죠. 한국의 표면처리가공 기술 수준은 이미 높은 편이지만, 얼마 전부터 크게 품질이 개선되고 있는 중국 제품을 떨쳐내려면 연구개발에 투자하여 새로운 약품을 제조하는 데 앞서나가야 합니다.”

2018년 뿌리기업 명가로 선정된 신풍금속(주)의 이원석 대표(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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