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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포커스

로봇산업과 뿌리기술

로봇 성능·품질 경쟁력의 바탕 뿌리기술

글 장재호(한국생산기술연구원 실용로봇연구그룹 수석연구원, 공학박사)
로봇 산업은 개인 서비스용 로봇, 전문 서비스용 로봇, 제조업용 로봇(IFR) 같은 로봇 및 관련 부품·소재의 제조·유통과 로봇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콘텐츠 등을 포함하는 융복합 전문산업이다. 소득 수준 향상, 고령화 사회 도래, Well-being 추구 등에 대응하여 로봇 수요는 필연적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며, 향후 자동차 산업 규모 이상의 성장 잠재력을 지닌 미래 스타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뿌리기술에 기반한 첨단기술 복합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분야 중 하나인 로봇은 거의 모든 제조업 분야에서 사용된다. 인간의 육체적 노동력 대신 공장·공정 자동화된 공장에서 로봇이 일한다. 제조업 분야의 산업용 로봇 수요는 전체 산업용 로봇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며, 전기·전자와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산업용 로봇 의존도는 직원 1만 명당 531대로, 이는 세계 평균 69대를 훨씬 웃돈다. 우리의 산업용 로봇 수요량은 2015년 50% 이상, 2016년에는 8% 증가했다.

로봇산업은 타 분야에 대한 기술적 파급 효과가 큰 첨단기술의 복합체로, 다양한 전방 산업(부품·소재)과 깊은 기술적 연관성을 갖는다. 제조의 중심에 서 있는 뿌리산업의 기술은 로봇을 구현하는 기술에도 꼭 필요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뿌리산업의 기술은 그 특성상 오랜 기간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되며, 이는 개도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선진국의 숙련기술 영역이다. 독일 등 선진국이 로봇 제품의 성능과 신뢰성에서 품질 경쟁력을 갖는 것도, 이를 바탕으로 로봇 산업을 선도하는 것도 뿌리기술이 로봇 산업에 맞는 첨단 장비를 구현해주기 때문이다.


주력산업 근저에는 뿌리산업이 있다

뿌리산업 제조 현장에 로봇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1년이다. 정부가 주조, 금형, 용접, 소성가공, 열처리, 표면처리 등 6대 뿌리산업 분야 및 전후 연계공정에 ‘중소제조 로봇 보급사업’을 진행하면서부터다. 뿌리산업은 자동차산업 부품 수 기준 90%, 선박 건조 시 용접 관련 비용도 35%나 차지하는 중대한 기술로, 선진국이 개도국을 압도하는 마지막 기술 프리미엄 영역도 이 분야다.

자동화로 로봇을 도입한 뿌리기업들은 시간당 생산량이 약 37% 향상됐고, 공정 불량률은 0.165p% 대로 낮아졌다. 원가도 40% 줄었으며, 납기 준수율은 기존 94%에서 100%로 향상됐다. 산업재해율 역시 작업자 없이 로봇을 활용하니 0% 대로 떨어졌다. 또, 기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공정을 로봇으로 자동화하면서 정부지원금 100억 대비 500억 매출을 올리는 효과를 얻었다. 생산관리 측면의 자동화뿐 아니라 제조 현장의 로봇 자동화가 얼마나 효과가 큰지 입증된 셈이다.

중소제조 로봇 보급 사례

* 자동차 범퍼제조 유성정밀공업
프레스와 프레스 기계 사이에 작업자를 1명씩 배치해 수작업으로 하던 프레스 공정에 다관절 로봇을 도입했다.

* 자동차부품 제조 신기인터모빌
플라스틱 사출물 위에 초음파 기기를 이용해 부직포를 덧대는 융착 작업, 용접, 부품 검사, 포장, 분류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했다. 작업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던 생산 품질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불량 관리가 계량화되었다.

* 수전금구 전문회사 워터웍스유진
약품으로 도금하는 공정, 도금 후 다음 공정으로의 이송 등 ’연마·절삭·도금공정’에 로봇을 투입했다. 개당 수 Kg이나 되는 제품을 이송하던 공정에서 일하던 작업자의 어깨 통증이 사라지고, 품질이 높아지고, 생산량이 증대했다.

로봇 산업에 숨어 있는 뿌리기술

로봇에 필요한 부품 기술은 센서, 구동기, 기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센서는 운동 및 촉각(자이로, 가속도 센서, 토크·힘 센서, 질감·물체 인식, 촉각 제시, 힘 반영 원격제어), 시각(CCD, CMOS, 적외선 카메라), 청각(마이크로폰), 거리(적외선, 초음파, 레이저), 후각, 미각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센서(퓨전 센서)가 있고, 구동기는 모터(회전·직선형 모터, 초음파·초전도 모터, 고토크 모터), 인공 근육(EAP, Conducting Polymer Actuator), 감속기(Harmonic Drive, RV 감속기)가 있다. 그 외 기구는 주로 경량화, 저가화, 정밀화 등에 맞는 소재 및 설계, 생산 기술로 구성된다. 이 중 몇 가지 주요 뿌리 기술과 관련된 내용을 알아보자.

● 로봇용 모터 관련 뿌리기술
로봇에는 어떤 형태로든 구동시키는 부품이 있는데 이는 로봇을 움직이는 필수 요소다. 예를 들어, 혼다HONDA의 ASIMO나 한국과학기술원의 HUBO 같은 이족 보행 로봇을 만들려면 각각 24개와 41개의 모터가 필요하다. 구동기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성질은 힘과 유연성이며, 로봇에 적합한 구동기는 이 두 가지 성질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

국내에서 개발한 초전도 선재 및 DC 모터 회전자

로봇에 쓰이는 모터는 모터 설계 기술이라는 전통적인 방법 외에 신소재 및 제조 기술을 이용하여 고성능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초전도 선재 기술과 비희토류 Fe계 자석 소재 기술을 꼽을 수 있다.
· 초전도 선재 기술 : 전기저항이 0이어서 기존 구리선보다 100배 이상의 전류를 흘릴 수 있는 첨단소재인 초전도 선재를 생산하기 위해 금속 기판 위에 여러 금속 및 세라믹 막을 다층(多層, Multi-layer) 코팅하는 표면처리 기술이다. 초전도 선재가 기존 구리 도선을 대체할 경우 송배전 전력망의 전력 손실을 50% 이상, 모터 등의 무게와 부피를 1/3 수준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비희토류 Fe계 자석 소재 기술 : 희토류계 영구자석 소재의 수요 급증 및 계속 대두되는 자원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희토류 Fe계 영구자석 소재 기술이다. 로봇과 친환경자동차 수요 증가에 따른 고성능 모터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와 가전 분야 등에 활용할 수 있다.

● 로봇용 감속기 관련 뿌리기술
로봇의 기계적 구동계 중 하나인 감속기는 자중에 의한 정적 변형, 관성력에 의한 동적 변형, 구조적 공진 영역 로봇의 기계적 특성을 결정짓는 구성품으로써 감속기의 특성에 따라 로봇의 신뢰도 및 위치 정밀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로봇용 정밀 감속기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주로 쓰이는 것은 내접 유성 감속기와 주속 감속기로 나눌 수 있다. 내접 유성 감속기의 대표적인 제품은 사이클로이드(cycloid) 감속기(일명 RV 감속기)이며, 주속 감속기는 하모닉 감속기가 대표적이다.
이들 감속기는 산업 분야마다 요구되는 특성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치형 가공기술의 측정, 조립기술 등 관련 기술의 발전, 반도체 장비 및 우주산업 등의 정밀제어용 로봇처럼 사용되는 해당 산업 분야의 고기능화 요구에 따라 전용화된 형태로 발전해왔다.

고정밀 헬리컬 기어 감속기

· 기어 정밀 가공 기술 : 감속기의 핵심 요소인 기어의 가격과 품질을 좌우하는 치수 정밀도 및 내구성을 확보하는 기술이다. 치형 곡선의 보정과 금형 가공 기술이 중요한 부분, 특히 금형과 단조품의 탄성 변형량과 열처리 변형량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이를 금형 치수 설계에 보정하는 것이 핵심 기술로, 단조품의 치수 정밀도를 향상하는 데 필요한 요소 기술들을 현장 경험 데이터와 접목하여 생산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 로봇용 기구부 소재기술

복합재료를 적용한 부품 가공 및 비행 로봇 적용 사례

· 복합재료 적용 설계 및 생산 기술 : 금속재 프레임으로 제작되던 기존 로봇 기구부를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복합재료 적용을 위한 설계, 유한요소 해석을 이용한 안전성 평가 기술 및 대량 생산을 위한 기술 등을 적용한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대체함으로써 로봇의 경량화와 고성능화를 구현한다.

뿌리기업과 로봇 업계의 공조 필요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핵심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 전기차·로봇·바이오·드론 등 신산업 소재·부품 개발의 밑바탕이 되는 업종이다. 최종 완성품의 성능을 결정하고 타국과의 품질 경쟁에서 승리하게 하는 핵심 요소인 셈이다. 하지만 3D 산업이라는 인식과 기술 인력의 고령화, 청년들의 취업 기피 등으로 기술 전승의 맥이 끊어져 가는 현실이다. 뿌리산업 신규 창업 수도 줄어들고 있다.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산업 관계자는 전기차·사물인터넷(IoT)·가전·바이오 등 신산업과 고기능·친환경·스마트화 등 수요산업 트렌드에 맞춘 뿌리기술을 개발, 자동화·스마트화·친환경화·에너지 효율화와 같은 공정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IT·SW를 활용한 생산관리 스마트화와 로봇을 활용한 제조공정의 혁신으로 뿌리기업도 스마트공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중소 중견기업의 제조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수작업으로 하던 공정을, 그중 일부에 로봇을 도입하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생산관리 측면에서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연계해서 뿌리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장이 낮은 인건비를 찾아서 개발도상국으로 옮겨 가는 시대에서 독일의 스마트 제조업, 미국 제조업의 부흥, 일본 기업의 국내 복귀 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도 더 이상 해외 공장을 증설하거나 세계 최장의 근로시간을 유지하여 국제적인 제조 경쟁력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뿌리기업과 로봇업계가 공조하여 기술력을 향상해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 스타 산업인 로봇 산업을 함께 키워야 할 때다.

ISSN 2586-1972 (Online) | 등록번호 등록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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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간별 격월 | 기획·디자인 쿠움, 메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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