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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뷰 |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뿌리기술

지난해 ‘파리 협약’으로 신기후체제가 열리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는 파리 총회 때 2020년까지 BAU 기준 이산화탄소(CO₂) 37% 감축이라는 쉽지 않은 목표를 내놨고,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본격적 모멘텀이 마련된 셈이다.


신재생에너지 시장 사상 최고


세계적으로 선진국들은 이미 신기후체제에 대응해 온실가스 배출이 높은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산업 투자 확대책을 펴고 있다. 신흥국들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공격적 확대 정책으로 인한 발전 단가 하락 현상도 가시화하고 있다. 2015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에 따르면 이로 인해 향후 5년 이상 전기 생산에 있어 신재생에너지가 가장 큰 단일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133GW를 기록했으며, 올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도 전년대비 14% 성장한 152GW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정부와 관련업계의 움직임은 바빠졌다. 신기후체제 대응과 동시에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확보해 이같은 제약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탈바꿈시키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 전략’을 발표하고, “다양한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에너지 신산업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진입 장벽 완화, 안정적 투자환경 조성 등을 통해 법 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발전, 산업, 수송, 주거 등 4개 분야에서 에너지효율 증대, 신재생에너지 확대, ESS 등 에너지저장장치 확대,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공급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탄소저감과 함께 관련 에너지신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란?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2014년부터 ‘19대 미래성장동력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해왔다. 이중 에너지 분야 3개 미래성장동력산업 중 하나가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NRE-H·융복합) 시스템’이다.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란 2가지 이상의 에너지 ‘생산’ 시스템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결합해 전력·열·가스 등 에너지를 공급·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태양광 연료전지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형태가 있을 수 있고, ‘태양광 풍력 열병합발전 에너지저장장치’, ‘태양광 지열 태양열’, ‘태양광 수력’ 등 기존 에너지원과 신재생에너지원을 적절히 조합한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즉, 태양광·소풍력·지열·에너지저장시스템 등을 조합해 해당 지역의 에너지 자립을 최대화하는 에너지 수급체계를 말한다. 탄소 저감과 함께 경제성도 극대화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적 접근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운영체제의 탑재가 포함된다. 이것이 실현되면 ‘에너지(전력·열·가스) 고효율화 융·복합 시스템’, ‘ICT 및 빅 데이터와 연계한 수요관리 및 탄소저감 에너지 시스템’, ‘기후변화 대응 및 지능형 수요관리’, ‘지역 및 환경 맞춤형 엔지니어링 컨설팅’, ‘지속가능형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기존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주로 태양광, 풍력 등 각각의 에너지원들을 1차원적으로 연결해 설치하는 방식이었다. 건물에 패널 등을 설치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고, 한국전력에서 공급되는 전기와 함께 사용하는 형태를 떠올리면 쉽다. 이런 방식은 사실상 에너지 손실, 수요대응 최적화의 어려움 등의 문제가 있었다.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ICT 융합 플랫폼 기반의 수요대응 최적화기술을 탑재한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으로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탄소 저감에 기여하는 지역·환경 맞춤형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요컨대, 신재생에너지와 전통에너지의 특성을 일차원적으로 결합하는 게 아니라 창의적으로 융합해, 하드웨어의 단순설치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최적화된 에너지 공급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기능 고부가가치의 독립형·분산형 에너지 생산 공급 시스템인 셈이다.


주로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은 ‘발전 및 열생산’, ‘산업단지 에너지 고도화’, ‘주거 및 생활’, ‘친환경 수송 인프라’ 분야 등이다. 산업단지의 경우 에너지 이용 형태를 고효율 탄소 저감형으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주거생활의 경우 도시에서는 제로 에너지 건물을, 낙후 지역에서는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저탄소화 신재생에너지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수송의 경우,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등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수송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장비·부품·시스템 연결하는 첨단 뿌리기술의 장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 산업은 관련 장비와 부품, 설비, 전력, 연료 등을 공급하는 서비스 시장으로, 신기후체제에 따른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는 미래의 성장 산업으로 꼽힌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미래 산업으로 떠올라, 유럽 지역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마이크로 그리드를 결합한 ‘디스트릭트 오브 투머로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는 태양광발전시스템 ESS(남는 전력을 따로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는 에너지저장장치) EMS(에너지관리시스템)를 결합한 ‘스마트하우스’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차세대 먹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화그룹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세계 1위 태양광 셀 생산업체인 한화큐셀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에 있어 독보적 역량을 구축 중이다. 삼성 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향후 5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LG화학은 차세대 이차전지, 태양광·연료전지용 나노소재 등 미래 소재사업에 주력하며 2025년 10조원의 매출목표를 제시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세계최대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효성도 자체 개발한 전력변환장치(PCS)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ESS 시장에서의 지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새로운 기술 개발의 필요 또한 높아졌다. 결국 이같은 시스템을 연결하고 구현하는 것은 뿌리기술의 몫이다. 차세대 전지, 미래 신소재,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과 관련된 첨단 뿌리기술은 결국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 시장을 선점하는 주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예컨대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주요 설비 중 하나인 태양광-ESS(에너지저장장치) 복합설비를 만들 때, 발전 설비와 에너지 저장장치를 연결하는 데는 단순 결합 기술이 아니라 보다 정교하고 복잡한 엔지니어링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산업부는 지난 2014년 글로벌 리딩 소재부품 기술가치사슬맵을 개발하며 세계 소재부품 시장을 선점할 각 분야의 유망 기술을 발굴한 바 있다.


이같은 부품과 소재 기술은 엔지니어링 기술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을 가능하게 해 준다. 정부의 전략은 2024년까지 100개 이상의 관련 기업을 육성, 5대 강국으로 진입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10%를 차지 한다는 목표다. 신재생 에너지 하이브리드 3.0의 시대에 발맞출 뿌리기술에 대한 개발과 지원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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